글 · 이시온 · Studio Sion 파운더 · 13년차 프론트엔드 엔지니어
병원 홈페이지, 의료광고법에서 자주 걸리는 표현들
병원 홈페이지도 의료광고입니다. 자체 홈페이지는 사전심의 대상이 아니지만, 금지 규정은 그대로 적용됩니다. 실제 조문에 붙여 자주 걸리는 표현을 정리하고, 규정 준수를 주의력이 아니라 구조로 옮기는 방법을 다룹니다.

병원 홈페이지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디자인이나 기능이 아니라 문구입니다. 그런데 정작 '어디까지 써도 되는가'를 조문 수준에서 확인해 본 사람은 드뭅니다. 대부분은 감으로 피하고, 감은 담당자가 바뀌면 함께 사라집니다.
그래서 이 글은 두 가지를 합니다. 먼저 홈페이지에서 실제로 문제가 되는 표현을 실제 조문에 붙여 정리하고, 그다음 그것을 '조심하기'가 아니라 구조로 막기로 옮깁니다.
홈페이지도 '의료광고'입니다
의료법 제56조 제1항은 의료광고를 '의료인등이 신문·잡지·음성·음향·영상·인터넷·인쇄물·간판, 그 밖의 방법에 의하여 의료행위, 의료기관 및 의료인등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나타내거나 알리는 행위'로 정의합니다. 인터넷이 명시돼 있습니다.
더 분명한 근거도 있습니다. 의료법 시행령 제23조 제3항은 '의료인등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의료광고를 하는 경우의 세부 기준을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해 고시할 수 있다고 합니다. 홈페이지가 광고라는 전제가 법령 안에 이미 들어 있는 셈입니다.
제재도 가볍지 않습니다. 제56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를 위반하면 제89조 제1호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행정처분이 뒤따를 수 있습니다.
사전심의 대상은 아닙니다 — 그런데 그게 더 위험합니다
가장 흔한 오해부터 풀겠습니다. 병원 홈페이지는 통상 사전심의 대상이 아닙니다.
의료법 제57조 제1항은 사전심의를 받아야 하는 매체를 열거합니다. 신문·인터넷신문·정기간행물, 현수막·벽보·전단과 교통시설·교통수단 표시물, 전광판, 그리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인터넷 매체'와 광고매체입니다.
그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인터넷 매체'가 무엇인지는 시행령 제24조 제1항이 정합니다. 인터넷뉴스서비스, 방송사업자가 운영하는 홈페이지, '방송·TV·라디오' 명칭을 쓰는 인터넷 매체, 그리고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간 일일 평균 이용자 수가 10만 명 이상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입니다. SNS도 같은 10만 명 기준이 적용됩니다(같은 조 제2항).
병원이 직접 운영하는 홈페이지는 이 목록 어디에도 잘 들어맞지 않고, 일일 평균 이용자 10만 명이라는 기준도 보통의 병원 홈페이지가 넘길 만한 수치가 아닙니다. 그래서 자체 홈페이지만 두고 보면 심의 대상 매체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홈페이지에 쓴 문구가 홈페이지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은 짚어야 합니다. 같은 문구를 전단이나 인터넷신문 광고로 옮기거나, 일일 이용자 10만 명이 넘는 매체·SNS에 싣는 순간 그 채널은 심의 대상입니다. 문구가 그대로여도 채널이 바뀌면 판단이 달라집니다.
심의 대상이 아니라는 말은,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 아닙니다.
제56조의 금지 규정은 매체를 가리지 않습니다. 차이는 하나입니다 — 심의 대상 매체의 광고는 게재 전에 자율심의기구를 한 번 지나가지만, 홈페이지 문구는 그 관문 없이 곧장 게시됩니다. 그래서 문제는 대체로 사후에, 이미 노출된 다음에 드러납니다.
조문에 붙여 본 '자주 걸리는 표현'
금지되는 광고의 구체적 기준은 시행령 제23조 제1항이 열네 개 호로 정합니다. 홈페이지에서 실제로 부딪히는 것만 골라 옮기면 이렇습니다.
- 효과의 단정 — '질병 치료에 반드시 효과가 있다고 표현'하는 것(제2호). '완치', '반드시 낫습니다'가 여기에 걸립니다.
- 환자의 치료경험담 — 같은 제2호가 함께 금지합니다. 홈페이지의 환자 후기 게시판이 정면으로 걸리는 지점입니다.
- 6개월 이하의 임상경력 — 역시 같은 호. 개원 직후 의료진 소개에서 놓치기 쉽습니다.
- 객관적 사실의 과장(제8호) — '국내 최초', '최고' 같은 표현.
- 비교와 비방(제4호·제5호) — 다른 의료인등보다 우수하다는 내용, 또는 불리한 사실을 들어 깎아내리는 내용.
- 법적 근거 없는 자격·명칭(제9호) — '○○ 전문' 같은 표기는 근거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 상장·감사장·인증·보증·추천(제14호) — 원칙적으로 금지이고, 의료기관 인증이나 중앙행정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의 인증 등 법이 정한 예외만 허용됩니다.
- 수술 장면·환부 사진(제6호) — 일반인에게 혐오감을 일으키는 동영상·사진.
치료 전후를 나란히 보여 주는 사진은 이 목록에 이름으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맥락에 따라 치료 효과를 오인하게 할 우려(제2호)나 과장(제8호)으로 다뤄질 수 있습니다.
비급여 할인은 '금지'가 아니라 '표시'의 문제
여기서도 오해가 많습니다. 비급여 진료비용은 의료기관이 정하므로, 할인 자체가 곧 위법인 것은 아닙니다. 제56조 제2항 제13호가 겨냥하는 것은 할인 사실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표시하느냐입니다.
시행령 제23조 제1항 제13호는 비급여 진료비용의 할인·면제 금액, 대상, 기간, 범위, 그리고 할인·면제 이전의 가격에 대해 허위이거나 불명확한 내용을 게재하는 광고를 금지합니다. 즉 '50% 할인'만 크게 적고 원래 얼마였는지, 누구에게, 언제까지, 어디까지인지를 흐리면 그 자체가 문제가 됩니다.
다른 축에는 의료법 제27조 제3항이 있습니다. 이쪽은 광고 표시가 아니라 행위 자체를 봅니다. 국민건강보험법·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 면제·할인, 금품 제공, 불특정 다수에 대한 교통편의 제공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의 사전승인을 받은 경우 같은 좁은 예외가 단서에 있을 뿐입니다.
이벤트 페이지 하나가 이 두 조문을 각각 지나갑니다. '비급여인가, 급여 본인부담금인가'를 먼저 가르고, 비급여라면 금액·대상·기간·범위·할인 전 가격을 흐리지 않는다. 이렇게 나눠 보면 적어도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는 분명해집니다.
법이 디자인을 규제하는 지점
프론트엔드를 하는 사람이라면 시행령 제23조 제1항 제7호를 한 번 읽어 볼 만합니다. 부작용 등 중요 정보를 '빠뜨리거나 글씨 크기를 작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눈에 잘 띄지 않게' 광고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중요한 정보를 작게 쓰는 것은, 쓰지 않은 것과 같게 취급됩니다.
면책 문구를 푸터에 10px 회색으로 밀어 넣어 두고 '문구는 넣었다'고 안심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크기와 대비와 위치가 규정 준수의 일부입니다. 접근성에서 최소 글자 크기와 명도 대비를 따지는 것과 정확히 같은 문제이고, 다행히 우리는 그 문제를 다루는 법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주의력이 아니라 구조로
홈페이지는 한 번 만들고 끝이 아닙니다. 공지와 이벤트와 의료진 소개가 계속 바뀌고, 그때마다 사람이 문구를 검토해도 바쁜 진료 중에는 놓칩니다. 담당자가 바뀌면 기준도 함께 사라집니다.
그래서 실수할 수 있는 자리를 애초에 만들지 않는 쪽이 안전합니다. 앞에서 본 조문들은 그대로 설계 요구사항이 됩니다.
후기 기능은 만들지 않는다
환자의 치료경험담을 광고하는 것은 시행령이 직접 금지합니다. 게시판을 만들어 두고 위험한 글을 계속 걸러 내는 것보다, 아예 만들지 않는 쪽이 위험을 줄입니다. 없는 기능은 오작동하지 않습니다.
안내 문구는 본문과 한 몸으로 묶는다
자가 점검이나 정보성 콘텐츠라면, 안내 문구가 본문과 같은 컴포넌트 안에서 같은 크기로 렌더되게 합니다. 지우려면 컴포넌트째 지워야 하고, 작게 만들려면 본문까지 작아집니다.
// 안내 문구를 본문과 한 컴포넌트로 묶는다 — 지우려면 컴포넌트째 지워야 한다.
// 크기·색은 본문과 같게. 중요한 정보를 작게 써서 눈에 잘 띄지 않게 하는 것도 금지되므로
// (시행령 제23조 ①7), 안내 문구도 같은 기준으로 다룬다.
import type { ReactNode } from "react";
export function SelfCheck({ children }: { children: ReactNode }) {
return (
<section>
{children}
<p className="text-base text-fg">
이 점검은 의학적 진단이 아니며, 정확한 것은 전문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p>
</section>
);
}가격은 자유 텍스트가 아니라 필드로
제13호가 요구하는 다섯 항목을 각각의 필드로 세우면, 무엇을 빠뜨렸는지 사람이 기억할 필요가 없습니다. 타입이 대신 기억합니다.
// 비급여 가격을 자유 텍스트로 두면 무엇을 빠뜨렸는지 아무도 모른다.
// 시행령 제23조 ①13이 '불명확하게 적지 말라'고 한 항목을 필드로 세우면, 빠뜨린 채로는 컴파일되지 않는다.
type NonCoveredPrice = {
name: string; // 항목명
basePrice: number; // 할인·면제 이전의 비급여 진료비용
finalPrice: number; // 할인·면제 후 금액
target: string; // 대상
period: { from: string; to: string }; // 기간
scope: string; // 범위
};여기에 '완치', '최고', '유일' 같은 단어를 CMS 저장 시점이나 CI에서 검사해 경고하는 장치를 하나 더 얹으면, 급하게 공지를 올리는 날에도 위험한 표현이 조용히 지나가기 어려워집니다.
심의를 받지 않아도 되는 항목
반대편도 알아 둘 만합니다. 의료법 제57조 제3항과 시행령 제24조 제7항은 다음 사항으로만 구성된 의료광고라면 자율심의기구의 심의를 받지 않을 수 있다고 정합니다.
- 의료기관의 명칭·소재지·전화번호
- 의료기관이 설치·운영하는 진료과목
- 소속 의료인의 성명·성별·면허의 종류
- 의료기관 개설자 및 개설연도, 홈페이지 주소
- 진료일 및 진료시간
- 전문병원으로 지정받은 사실, 의료기관 인증을 받은 사실
- 개설자 또는 소속 의료인의 전문의 자격과 그 전문과목
다만 이것은 심의 면제이지 적법 보장이 아닙니다. 애초에 제57조 제1항의 심의 대상 매체에 적용되는 규정이고, 제56조의 금지 규정은 여전히 그대로 적용됩니다.
그럼에도 목록 자체는 곱씹을 만합니다. 그대로 병원 홈페이지의 뼈대이고, 네이버 플레이스와 맞춰야 하는 항목과도 크게 겹칩니다. 결국 사실을 정확히 적는 일이 규정 위험을 가장 적게 만듭니다.
정리
의료광고법은 '쓰면 안 되는 단어의 목록'이 아니라, '환자를 오인시키지 말 것'이라는 원칙입니다.
제56조 제2항이 열거하는 열다섯 가지는 그 하나의 원칙이 현실에서 드러나는 열다섯 가지 모습일 뿐입니다. 그래서 표현을 하나하나 검열하기보다, 오인을 부를 표현이 들어갈 자리 자체를 줄이는 편이 오래갑니다.
Studio Sion은 병원 홈페이지를 만들 때 이 장치들을 코드 레벨 기본값으로 넣습니다. 후기 기능을 두지 않고, 안내 문구를 본문과 묶고, 가격을 필드로 세웁니다. 개원 이후 운영하는 사람이 매번 규정을 되짚지 않아도 되도록.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인용한 조문은 의료법 [시행 2026. 4. 7.] [법률 제21524호] 및 같은 법 시행령 기준이며, 법령은 개정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문구는 자율심의기구의 심의나 전문가 확인을 받는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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